#1 들어가며
겉보기에는 똑같은 하루라도 '가치'에 따라 사는 삶과 그렇지 않은 삶에는 차이가 있다. 가치를 설정하지 않은 삶은 꾸역꾸역 체크리스트를 지워가는 행위와 다름없다. 반대로 자신이 선택한 가치에 따라 사는 삶은 자부심과 충족감, 활력이 넘친다. 단순히 즐겁고 유쾌한 삶을 보내게 된다는 말이 아니다. 힘겨운 시간을 견뎌야 할 이유, 지금 하는 일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뜻이다. 가치는 적극적으로 현재를 살게 한다.
최근 당신의 삶이 멋지다고 생각했던 때가 언제인가? "와, 너무 좋은데?"라고 생각했던 순간 말이다. 아마도 힘들이지 않고 현재에 머물렀을 때, 이성의 소음이 잠잠해졌을 때, 혹은 방어기제가 완전히 무너졌을 때일 것이다. 그런 순간을 '몰입의 상태'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몰입의 순간들은 자신의 가치가 무엇인지, 진정 소중한 것은 무엇인지 말해준다.
만약 완벽주의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 몰입의 순간들은 자주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는데도 여전히 공허한 것처럼 말이다. 나에게 소중한 것들을 알지 못하고, 그것들과 연결되지 못할 때 존재론적 불안과 두려움이 밀려든다. 마치 기다림이 삶이 되어버린 것조차 깨닫지 못한 채 끊임없이 무언가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것과 같다.
#2 책 요약
#2-1 가치의 발견

소중한 가치를 알고, 가치를 기준으로 삶의 질을 평가하는 과정은 중요하다. '좋은' 삶이란 가치에 부합하는 삶이고, '좋은' 행동은 가치를 향해 나아가는 행동이다. 이는 느낌으로 행동을 판단하는 것과는 다르다.
느낌을 바탕으로 행동을 판단하면 불쾌한 생각과 감정을 줄이거나 통제하는 것이 좋은 행동이 된다. 이 차이가 중요한 것은 좋은 가치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이 좋은 느낌의 요건을 충족하는 것보다 훨씬 자신의 통제권 안에 있기 때문이다. 가치를 기준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면 그를 돕고 싶어서 돕는 것이지만, 느낌을 기준으로 누군가를 돕는다면 죄책감을 느끼지 않기 위해 돕는 것이다.
무엇이든 가치가 될 수 있다. 신념의 옹호, 진정성, 자율성, 연민, 창의성, 소통, 청렴, 신뢰, 자연 모두가 가치가 될 수 있다. 당신을 살아 있게 하는 것, 설레며 하루를 시작하게 만드는 것, 기꺼이 고통을 감수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라. 거기서 출발하라. 가치에는 좋은 것도 나쁜 것도 없으며, 옳은 것도 틀린 것도 없다. 당신이 선택했기에 옳다. 당신의 가치를 변명할 필요는 없다. 의미 있는 삶을 즐길 사람도 당신이고, 가치에서 멀어진 삶을 살며 괴로워할 사람도 당신이다. 주변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결국 당신의 삶을 살아낼 사람은 당신 자신이다.
#2-2 가치의 기능
등대 역할을 하는 것 외에도 가치는 힘겨운 시간을 목적의식으로 채색한다. 그것이 바로 편안한 침대를 놔두고 벌레가 우글거리는 숲속에서 캠핑을 하는 이유이다. 반면 똑같은 일을 가치와 연결되지 않은 상태로 한다고 생각해 보라. 겉보기에는 똑같은 하루겠지만 내면의 풍경은 사뭇 다를 것이다.
가치 있는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게 되면 평상시 같으면 피했을 행동, 심지어 본능적으로 피하게 되는 행동조차 가치이기 때문에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의 가치가 건강해지는 것인 경우 근육통은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격한 운동 뒤의 근육통을 즐기며, 근육통이 심하다는 것은 곧 건강해지고 있다는 의미이기에 그 불편한 느낌을 감수하기로 선택한다.
반대로 가치 없는 삶은 고통스럽다. 가치가 없으면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일을 꾸역꾸역하고, 절대 끝나지 않는 일들의 목록을 지워가며 하루가 끝나기만을 손꼽아 기다릴 것이다. 가치와 단절되면 삶을 즐길 능력을 잃어버린다. 마땅히 행복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고 당연히 행복해지는 건 아니다. 인간의 감정은 논리를 따르지 않기 때문이다. 잠시 멈추고 당신이 하는 일의 의미와 동기를 찾아보아라.
#2-3 나에게 소중한 가치는 무엇인가

가치는 "당신 자신이 되어라"보다 "당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되어라"가 더 정확한 설명이다. 그렇다고 일이 어떻게 '되어야만'하고, 어떤 사람이 '되어야만' 한다는 일관성의 논리로 다시 돌아가라는 것 또한 아니다. '가치'는 일관성으로부터 당위성을 제거하고, 자율성과 열정을 더한 개념이다. 해야만 하는 일은 자유롭게 선택한 가치만큼의 열정을 주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애태우고 더 불만스럽게 할 뿐이다. 아래는 가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되는 질문들이다.
-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 해도 당신이 소중히 여기고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있는가?
- 뒷일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 복권에 당첨된다면 무얼 하겠는가?
- 당신의 묘비명에 어떤 글이 적히길 원하는가?
- 당신이 죽은 뒤에 가까운 이들이 당신을 어떻게 기억해 주길 원하는가?
- 아주 작은 것이라도 당신에게 기쁨을 주는 것은 무엇인가?
- 그 일이 가져다줄 고통을 알면서도 반복해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생각만이 아닌 단어나 문장으로 직접 써보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이런 연습이 가치를 찾는 데 도움이 되긴 하지만 올바른 방식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 최고의 방식이 따로 있을 거라는 생각은 또 한 가지의 원칙에 불과하다. 당신의 영혼을 채우고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것들을 찾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가치들을 점점 더 깊이 이해할 수는 있겠지만 자신의 가치를 명확하게 꼭 집어 단정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인간의 욕구는 항상 변하고, 그 욕구를 충족시킬 방법들 또한 무한하기 때문이다. 그 불확실성 또한 인정하길 바란다.
앞으로 일주일 동안 당신이 적어놓은 가치들을 계속 다듬어보라. 되도록 구체적으로 설명해라. 예를 들면, 관계를 소중히 여긴다고 뭉뚱그려 말하는 대신 '자상한 배우자 되기' 혹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 늘리기'라고 써라. 목록에 살을 붙여서 각각의 항목이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지를 분명히 하라.
그다음엔 가치에 부합하도록 행동하고 그 행동의 결과를 확인해라. 전보다 그 행동을 좋아하게 되었는가? 더 '좋아한다'는 것이 단순히 더 즐겁고 유쾌한 것을 뜻하진 않는다. 그보다는 힘겨운 시간을 견뎌야 할 이유를 찾고, 시간을 보내는 방식에 자부심을 느끼고, 하는 일의 의미를 발견하는 것을 뜻한다. 만약 달라진 게 거의 없다면 가치 목록을 다시 점검해 보라.
#2-4 가치와 연결하기
가치를 찾는 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그다음엔 당신을 가치와 연결해야 한다. 가치와 연결한다는 것은 행동 이면의 목적을 알고 그 행동이 현재 상황보다 더 큰 목표를 향한 한 걸음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즉, 가치는 적극적으로 실현되어야 한다. 가치는 우연히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당신이 자유의지로 그것에 맞게 행동하는 것이다.
사실 우리에겐 거의 항상 다른 선택지가 있다.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란 없다. 졸업한 뒤 꼭 취업해야만 하는 건 아니다. 누구에게나 친절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아이들의 과제를 도와주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비행기 출발 네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일요일마다 빨래를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당신이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당신이 그렇게 하기로 선택한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선택은 행동의 결과를 기꺼이 감수하겠다는 뜻이다. 당신이 어떤 일을 해야만 한다고 말한다면 아마도 그 일을 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를 감수하고 싶지 않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선택이 아무리 내키지 않더라도 여전히 선택은 선택이다. 졸업 후에 취업 원서를 내기로 선택, 모두에게 친절하기로 선택, 아이들의 숙제를 도와주기로 선택, 비행기 출발 네 시간 전에 공항에 도착하기로 선택했다. 행동들을 선택으로 인식한다면 당신이 할 수 있었던 다른 선택들도 분명해진다. 원칙이나 두려움이 아닌 가치에 기반을 둔 선택을 할 때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그려보아라.
#2-5 당신이 맞닥뜨리게 될 난관
가치를 추구하는 일이 공원을 산책하는 것처럼 쉽기만 한 건 아니다. 자신에게 무엇이 소중한지 알아내는 순간 바로 그 일을 '할 수 있어야만'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일관성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관성은 당신에게 말한다. 당신이 어떤 일을 정말 좋아한다면 그 일을 바로 할 수 있을 거라고. 반대로 당신이 어떤 일을 하지 않는다면 그건 그만큼 그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뜻이라고. 이런 인지의 올가미에 걸려들면 가치를 추구하는 일은 더 복잡해진다. 옳은 가치를 찾는 것에 집착하게 되고, 가치를 미루게 되고, 가치를 원칙처럼 대하게 되고, 결국 가치로부터 멀어진다. 아래는 가치와 연결되기까지 맞닥뜨리게 될 4가지의 난관이다.
(1) 가치를 잘못 정했다
완벽주의 성향을 지닌 이성은 당신이 올바른 가치를 찾았는지 의심할 것이다. 완벽주의가 "올바른 가치를 찾아야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어"라며 또 한 가지의 원칙을 들고 나타난 것이다. 한 걸음 뒤로 물러나 자유로운 당신과 교감하라. 또 가치를 정할 때 당신이 틀릴 수 있음을 받아들여라.
(2) 가치에 따라 행동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당신이 선택한 가치에 탑승하기 전에 이성이 또 다른 원칙을 들이밀 수도 있다. 가치에 맞게 행동하기 전에 일단 준비가 '되어야만' 한다는 원칙이다. 준비가 된다는 건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될 수 있겠지만, 대체로 가치를 제외한 모든 것을 챙기는 것을 뜻한다. 당신의 이성은 일단 삶을 정리하고 난 다음에 가치를 추구하는 삶을 살게 해주겠다고 약속한다. 당신은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완벽함인가, 목표인가?
(3) 가치들이 상충한다
여러 가치를 추구하다 보면 가치들이 서로 부딪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곤경에 처하는 것 역시 어느 정도는 원칙 때문이다. 특히 정답을 알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반드시 옳은 결정을 해야만 해", "이건 내 가치의 문제인데 실수해선 안 돼"라며 완벽주의는 삶을 살아보기도 전에 논리로 삶을 이해하라고 말한다. 대범하게 선택해라. 불확실성에 마음을 열어라. 표면적으로 상충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치들 사이를 항해할 때는 가치를 실현하는 방식은 유동적일 수 있음을 기억하라. 유연하게 가치를 추구할 때 당신이 좋아하는 다른 많은 일들을 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
당신에게는 지극히 제한된 시간과 에너지, 자원이 존재한다. 모든 상황에서 늘 가치를 추구하며 살 수는 없다. 결국 여러 가치의 우선순위를 정해야 하는 딜레마에 끊임없이 직면한다. 가치는 절대 공짜가 아니다.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를 버려야 한다. 결국 핵심은 이것이다. 한정된 시간을 어떤 가치에 할애할지 결정하고 나서 다른 가치를 놓치게 되리란 걸 알았을 때 그 불편함을 얼마큼 감수할 수 있는가?
(4) 가치에서 멀어진다
가치에 연결된 상태로 삶을 살아나는 것은 계속되는 하나의 과정이다. 가치로부터 멀어질 수도 있고 나이가 들면서 가치가 변할 수도 있다. 가치가 점차 선명해져 행동도 그것에 맞게 바뀔 수도 있다. 혹은 나의 가치라고 생각했던 게 실제로는 전혀 다른 형태였음을 깨달을 수도 있다.
가치를 지키는 한 가지 방법으로는 가치를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현실적으로 도움이 되었는지 경험을 통해 반추해 보는 것이다. 느낌도 때로는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반추용 데이터로써 활용해라. 가치에 부합하는 삶을 산다는 것은 아무 생각 없이 주어진 일들과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며 사는 것과 그 느낌이 질적으로 다르다. 가치와 가깝게 산다는 것은 심지어 불편한 느낌을 주는 과거의 순간으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행동을 선택한다는 의미다. 왜냐하면 그것이 당신이 되고자 하는 모습에 가까워지는 선택이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가치의 힘이다.
#3 나의 생각
#3-1 '완벽'한 가치에 주의하라
당신이 완벽주의자라면, '완벽'한 가치를 찾으려는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높다. 내가 추구할 가치가 '완벽'할수록, 나의 '완벽'주의를 더 억누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으로 말이다. 하지만 그 시점에서 당신은 이미 또다시 원칙ㆍ느낌에 휘둘리는 패턴으로 돌아간 것이다. 우리들(완벽주의자)은 특정한 느낌(완벽감ㆍ충족감 등)이 느껴질 때까지 원칙을 갈고 닦아왔다. 어찌 보면 예전 패턴은, 우리에겐 너무나도 당연한 순리다.
가치를 '통해서' 완벽주의를 타파할 생각을 버리자. 가치는 완벽주의가 타파된 후의 진공상태에서 비로소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만족할 만한 가치를 생각해 내지 못하면 아마 불안할 것이다. 모든 느낌은 유효하니까. 하지만, 그 느낌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느낌이 아니다. 불안함은 받아들이되, 대응해 주진 말자.
#3-2 행동하며 알아차리기
처음 가치를 정하고, 가치에 가깝게 살아봤다. 그 과정에서 본인의 가치는 변하고 조율되었다. 또, 가치는 '되고 싶은 나'이기에 내 이상향이 변함에 따라 가치 또한 따라갔다. 가치는 참으로 유동적이다. 그러나 그 방향만큼은 사람에 따라 고유하다고 생각한다. 방향은 가만히 있을 땐 느낄 수 없다. 행동해야 현실 속에서 진정한 내 마음을 알 수 있고, 가치를 수정할 수 있다. 그렇게 살다 보니, 어느 순간 내 고유한 가치의 방향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마치 예정에 없던 택배가 턱 하니 온 것처럼 말이다.
그러니 가치를 정하지 '못했다'고 낙심할 필요가 전혀 없다. 행동하지 않아도 당장 떠오르는, 당신만의 '가치의 초안'이 있을 테다. 끊임없이 수정될 그 가치에 가깝게 살려고 생활 속에서 의식만 하라. 완벽하지 않기에, 그래서 끊임없이 변할 것이기에 그 가치는 더욱 소중하다. 그 유동성으로부터 사람별로 고유한 가치의 방향을 알아챌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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